인공지능(AI) 도입이 기업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AI 목표와 인프라 간의 간극을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현대적인 엔터프라이즈 AI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이 부족하면 뛰어난 AI 모델조차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의 인프라 솔루션 그룹 사장인 아서 루이스(Arthur Lewis)는 이러한 과제를 돌파하기 위해 기업 인프라의 근본적인 재편을 강조했다.
루이스는 최근 진행된 ‘AI 시대를 준비하는 IT 인프라’ 행사에서 “수년간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데이터였지만, AI 시대에 들어서며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과 가시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사일로 구조를 허물고, 상호 연결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알고리즘과 모델이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AI 인프라를 구축할 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분리형(디스어그리게이티드) 아키텍처로의 전환이다. 델의 제품 관리 수석 부사장인 트래비스 비질(Travis Vigil)은 “기존 하이퍼컨버지드 구조는 단일 생태계에 유용하지만, AI 워크로드의 다양성과 확장성 요구를 충족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분리형 아키텍처는 컴퓨트와 스토리지를 분리해 각각 독립적으로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해, 자원의 효율성과 비용 최적화를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델은 다양한 칩셋 전략으로 AI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AMD와의 협력으로 개발된 '투린(Turin)' 프로세서는 고성능과 높은 연결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됐다. 인텔(Intel)과도 긴밀히 협력해 제온6(Xeon 6)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전력 효율성과 연산 성능을 함께 끌어올렸다. 인텔 데이터센터 및 AI 부문 전략 담당 부사장 라케시 메흐로트라(Rakesh Mehrotra)는 "제온6는 AI 워크로드 최적화에 있어 최대 40% 성능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칩 기반 유연성은 기업마다 다른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환경에 최적화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AI 확산과 함께 보안의 중요성도 급부상했다. 델 데이터 보호 마케팅 디렉터 롭 엠슬리(Rob Emsley)는 기업들이 공격을 단순히 차단하는 방식을 넘어, 사이버 탄력성(cyber resiliency)을 확보해 위협으로부터 신속히 복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이터 자체의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침해 가정을 전제로 백업 무결성, 이상 징후 탐지, 신뢰 복구 체계를 인프라 전반에 통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델은 파워프로텍트 데이터 도메인(PowerProtect Data Domain) 같은 솔루션에 기반을 둔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루이스도 신뢰받는 인프라 없이 AI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세상의 90% 데이터가 온프레미스(사내 구축) 환경에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 생성될 데이터는 훨씬 더 방대하다"며, "AI 모델을 잘 미세조정(fine-tuning)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부터 모델 레이어까지 신뢰 기반의 안전한 토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후화된 데이터센터가 AI 워크로드를 견디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프레미스 현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엔터프라이즈 AI 인프라 구축은 단순한 기술 직접 구매를 넘어선 대규모 전략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델은 이 변화의 최전선에서 유연성, 성능, 보안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AI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AI가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추론(reasoning)과 사고(thinking)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델의 이러한 방향성은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