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CSCO)가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혁신을 공개하며 기업들의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보안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시스코는 2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RSA 컨퍼런스 2025'에서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은 AI 환경에서 복잡해지는 위협 양상과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신 스케일 보안과 대응 체계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시스코가 조만간 발표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86%는 지난 1년간 AI 관련 보안 사고를 겪었지만, AI 보안의 복잡성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코는 이번 신규 발표를 통해 생태계 파트너십 강화와 오픈소스 보안 모델 및 개발 도구 제공이라는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지투 파텔(Jeetu Patel) 시스코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시스코는 AI를 위한 보안, 보안을 위한 AI라는 기조 아래 개방형 모델과 도구, 신규 AI 에이전트, 사물인터넷(IoT) 보안 발전을 통해 모든 기업이 보다 안전하게 AI 혁신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시스코 XDR과 스플렁크 보안 플랫폼에 신규 기능이 추가됐다. 새롭게 강화된 시스코 XDR은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클라우드, 이메일 등 다양한 환경의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상호 연관 분석해 보안팀의 업무 부하를 줄인다. 여기에 에이전틱 AI를 활용한 ‘인스턴트 어택 베리피케이션(Instant Attack Verification)’ 기능이 적용돼 자동으로 맞춤형 조사 플랜을 생성하고 실행하면서 위협 식별 및 대응 속도를 끌어올린다.
또한 새로 공개된 자동화 포렌식 기능은 엔드포인트에서 발생하는 악성 행위 패턴을 보다 정밀하게 포착해 조사 정확도를 높인다. 공격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XDR 스토리보드' 도구도 추가돼, 복잡한 공격 탐지 및 대응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시스코가 지난해 3월 약 4조 3000억 원($28억) 규모에 인수한 스플렁크의 보안 제품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긴다. 6월 출시를 앞둔 스플렁크 엔터프라이즈 시큐리티 8.1은 가시성과 통합 워크플로 기능이 강화된다. 동시에 스플렁크 SOAR 6.4 버전은 이미 출시돼 위협 탐지와 대응을 자동화하고 있다. 두 플랫폼을 시스코 XDR과 결합하면 AI 기반 보안 운용센터(SOC)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AI 방어를 위한 전략도 한층 강화됐다. 시스코는 서비스나우와 협업을 확대해 AI 거버넌스와 위험 관리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시스코 AI 디펜스와 서비스나우의 보안운영(SecOps) 플랫폼을 결합해 조직들이 AI 관련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보안 정책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Robust Intelligence를 인수한 뒤 출범한 '시스코 파운데이션 AI 이니셔티브'는 세계 최초로 보안 애플리케이션 특화 오픈소스 추론 모델을 공개했다. 개발자들이 보다 안전한 AI 솔루션을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사이버 보안 벤치마크와 개발 블록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AI 공급망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AI 공급망 리스크 관리(Security Controls)' 기능도 주목된다. 해당 기능은 악성 AI 모델 파일 탐지, 위험한 오픈소스 라이선스 구분, 무단 AI 모델 사용 방지 정책 적용 등을 지원해 제품 단계부터 위험을 걸러내는 데 기여한다.
산업용 보안 확대 전략도 눈에 띈다. 시스코는 사이버 비전(Cyber Vision) 및 시큐어 파이어월(Secure Firewall)과의 통합을 바탕으로 OT(운영 기술) 네트워크 취약점 관리를 강화하고 자동화된 네트워크 세분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IT와 OT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고, 디지털 환경 전반에 걸쳐 보안 가시성과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시스코의 이번 발표는 AI 시대를 맞아 진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전략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