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쿰브 2025(MahaKumbh 2025)가 인도의 메타버스 도입 가능성을 한층 부각시켰다. 전통적인 영적 요소와 몰입형 기술이 결합되면서 인도는 독창적인 디지털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종교 경험이 눈길을 끌었다. 방문객들은 360도 VR을 통해 마하쿰브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했고, 일부 가족들은 VR 박스를 이용해 자택에서도 실시간 의식을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디지털 스낀(Digital Snan)'이라는 개념이 도입돼, 일부 신자들이 강물 대신 디지털 방식으로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인도는 기술 도입에 있어 고유한 패턴을 보이며, 종교적 경험의 디지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출시된 'VR Devotee' 앱은 150개 이상의 사원에서 실시간 의식을 송출해, 신도들이 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022년 인도 정부가 출범한 'Temple 360' 플랫폼은 주요 성지의 가상 탐방을 제공하며, 디지털 종교 활동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XR(확장현실) 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도 전역에서 XR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출시됐으며,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최근 아이오디야(Ayodhya)에 3D VR 체험관을 개설했다. 또한,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Reliance)는 폴리곤(Polygon)과 협력해 메타버스 기술 통합을 추진하며, 'Jio Glass'라는 혼합현실 기기를 개발했다.
반면,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부 반발도 존재한다. '디지털 스낀' 서비스가 상업화 논란을 빚으며, 종교 의식을 단순한 거래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메타버스 기술이 스마트폰처럼 대중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인도의 메타버스 도입은 서구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단순한 가상 오피스나 투기적 디지털 자산보다,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문화유산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이 결국 메타버스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