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존 F. 케네디 센터 운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하면서, 매년 미국 대중문화 공로자에게 수여되는 '케네디 센터 아너스(The Kennedy Center Honors)' 시상식의 향후 방송 판권과 행사 방향이 불투명해졌다. CBS가 장기간 중계해온 방송 계약이 올해 종료되면서, 새로운 플랫폼이나 방송사와의 협상이 급부상한 상황이다.
1978년부터 시작된 이 아너스 시상식은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며, 미국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을 기린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 시상식의 방송권을 보유해온 CBS는 지난 47년간 행사를 전국에 송출해왔으나, 최근 시청률 하락과 모회사 파라마운트의 라이브 이벤트 투자 전략 변화로 인해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방송은 평균 410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으며, 이는 지난 2016년 860만 명에서 절반 이상 하락한 수치다.
더욱이 최근 뉴욕타임즈가 입수한 이달 초 케네디 센터 이사회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 대상자를 스포츠, 정치, 비즈니스 분야까지 확대하자고 제안하고, 본인이 직접 행사를 사회볼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NBC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 시절을 언급하며 자신을 ‘시청률의 왕’이라고 자평했다.
케네디 센터 측은 주요 수익 대부분을 공연 프로그램에서 얻고 있으며, 연방정부 기금이 전체 예산의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너스 시상식이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지는 않지만, 케네디 센터 브랜드와 문화적 위상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2023 회계연도 기준, 시상식은 약 770만 달러(약 112억 4,200만 원)의 수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케네디 센터 측은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되고 있는 마크 트웨인 상으로도 약 390만 달러(약 56억 9,4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최근 마크 트웨인 상 수상자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전임자들과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미래에 대한 우려”를 언급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케네디 센터 아너스 시상식이 오는 5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이 향후 행사 성격과 방송 플랫폼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CBS와 케네디 센터 측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