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미국 내 암호화폐 장외거래와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핀러리마켓(Finery Markets)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관 거래 분석 보고서에서 OTC(장외거래)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으며,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158% 증가했다. 분석은 1~3월 사이 200만 건 이상의 기관 스팟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특히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 간 거래가 5배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암호화폐 간 거래는 189% 증가하며 뒤를 이었고, 암호화폐-법정화폐 거래는 35% 증가에 그쳤다. 전체 거래의 95.3%는 비트코인(7% 증가), 이더리움(36% 증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다수의 알트코인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핀러리 분석가들은 “거래 유형 간 차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를 잇는 유틸리티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에서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를 디지털 자산으로 구현한 것으로, 암호화폐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테더(USDT)와 서클(USDC)은 현재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두 발행사이며, 특히 2025년 1분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는 규제 변화가 뚜렷한 변곡점으로 작용하였다.
테더는 글로벌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44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유럽에서는 미카(MiCA) 규제에 따라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주요 거래소가 USDT를 포함한 일부 스테이블코인을 상장폐지하며 영향력을 상실했다. 반면, 서클은 유럽 최초로 미카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USDC의 거래량을 전년 대비 32배나 증가시키며 반사이익을 얻었다.
서클은 현재 미국 상장을 추진 중이며, JP모건체이스(JP모건)와 씨티그룹(씨티)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상장은 이르면 4월 말로 예정되어 있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상장 과정이 회사의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