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암호화폐 거래 규제를 새롭게 모색하며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임시적인 규제 완화 조치를 검토 중이다. 겐슬러 전 위원장 시절과는 상반된 접근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논의하면서 과거보다 유연하고 산업 친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SEC는 두 번째 암호화폐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조건부 임시 면제 조치를 통한 단기 대응책을 제시하였다. 마크 우예다(Mark Uyeda) SEC 임시 위원장은 장기적인 규제 체계가 마련되기 전까지 한시적이고 조건부인 면제 조치가 미국 내 블록체인 기술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번 회의에는 유니스왑랩스(Uniswap Labs), 팰컨엑스(FalconX), 코인베이스(Coinbase),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주요 기업 및 투자자 단체가 참여하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임명된 공화당 커미셔너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가 주도하는 SEC 암호화폐 태스크포스의 두 번째 공식 회의로, 이전 SEC 위원장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시절의 강경한 입장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겐슬러는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하고 업계를 경계하며 다수의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주 상원 인준을 받은 새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암호화폐 산업에 보다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커미셔너 캐롤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는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가 중개, 청산, 수탁 등 전통 금융에서 엄격히 분리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위험성과 이해 상충 문제를 지적했다. 크렌쇼는 이러한 구조가 과거 실제로 투자자 피해와 시장 교란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패널 토론에서는 SEC의 규제 권한 범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유니스왑랩스 최고법률책임자 캐서린 미나릭(Katherine Minarik)은 개인 간 거래는 SEC의 감독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용자가 스스로 자산을 보관하는 경우, 중개기관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위험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어빈파이낸스(Urvin Finance) 공동창업자이자 투자자 단체 대표 데이브 라우어(Dave Lauer)는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 관할권 갈등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기관 간의 ‘세력 다툼’과 관할 분쟁이 투자자 보호를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