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당시 북캘리포니아에서 공익변호사로 일하던 댄 샤프(Dan Scharf)는 인생을 바꿀 기회를 하나 발견했다. 바로 로스앤젤레스의 배우조합(SAG)에서 변호사를 채용한다는 공고였다. 그는 부랴부랴 이력서를 작성해 우편으로 보냈지만, 주소를 잘못 적는 실수로 '반송' 스탬프가 찍힌 봉투만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주소를 고쳐 다시 보냈고, 결국 그의 이력서는 당일 곧바로 받아들여졌다.
이 실수는 엉뚱했던 시작일 뿐, 지금의 댄 샤프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법률가 중 한 명이다. SAG에서 처음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FOX, 디즈니, 짐 헨슨 컴퍼니를 거쳐 지난 11년간은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운영 총괄책임자라는 핵심 자리를 맡고 있다.
그는 “아마존 스튜디오에 근무하는 사람들 중 약 98.7%가 나보다 늦게 입사했다”며, 지난 11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님을 강조했다. 초기 공익변호사 시절의 경험은 의외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됐다. 배심원을 설득하던 기술이 영화사 제작진이나 에이전트를 설득하는 데 그대로 통했기 때문이다. 그는 “논리로 누군가를 납득시키는 과정에서 묘한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SAG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FOX TV를 거쳐 2002년 디즈니에 합류했다. 그곳에서 하이스쿨 뮤지컬과 한나 몬타나 계약에 참여했고, 심지어 마일리 사이러스가 디즈니 사무실을 직접 찾아와 노래를 부르던 순간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짐 헨슨 컴퍼니에서 법무책임자를 맡아 콘텐츠 제작부터 머천다이징 계약까지 도맡았으며, 이 과정에서 아마존 스튜디오 측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비록 그 프로젝트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내 이름이 아마존 인사팀 레이더에 찍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셔먼 오크스 갤러리아에 자리한 작은 사무실에서 고작 40명의 직원과 함께 아마존 스튜디오에 합류했으며, 이는 당시 콘텐츠 시장 진출을 노리던 수많은 IT·커머스 기업 가운데 스스로 '모험을 감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결과였다.
현재 그는 2,2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대규모 조직 안에서 아마존의 주요 계약을 이끌며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영상 크리에이터 미스터비스트(MrBeast)의 리얼리티 쇼 Beast Games 계약을 마무리했고, 이전 넷플릭스 콘텐츠 책임자였던 스콧 스투버와의 협력으로 'United Artists' 영화 레이블 재건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는 자신의 커리어 철학을 이렇게 요약한다. “배울 기회가 생기면 두 팔 벌려 붙잡아야 한다. 어떤 일이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