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DAL)이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후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으나, 향후 성장 둔화를 경고하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델타는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46달러, 매출은 140억 4,000만 달러(약 20조 5,984억 원)로 시장이 예상한 0.39달러의 EPS와 138억 9,000만 달러(약 20조 4,594억 원)의 매출을 상회했다.
항공사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좌석당 탑승 수익(PRASM)은 16.78센트를 기록했고, 좌석당 운영비(CASM)는 19.69센트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비슷한 실적을 냈던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지난해 전체적으로 승객 수송 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델타 또한 여전히 근본적인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델타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의 변동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조정 EPS는 1.70~2.3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41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델타는 연간 실적 전망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밝혀, 불확실한 거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에드 배스찬(Ed Bastian) CEO는 "글로벌 무역을 둘러싼 광범위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세가 사실상 멈췄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반기 좌석 공급 확대 계획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히며, 이익률과 현금흐름을 방어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비용 통제와 자본 지출 관리를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업계 전체에도 어두운 영향이 드리우고 있다. U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트럼프 대통령 정권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항공사들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보하거나 극도로 보수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적 발표 직후 델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상승했으나, 연초 대비 주가는 여전히 50% 가까이 하락한 상태로, 2월 초 기록한 최고가 69.06달러에서 크게 밀려난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보다, 향후 관세 정책과 글로벌 여객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더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