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가 최근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멜리어스 리서치(Melius Research)는 크로거의 펀더멘털 악화를 이유로 주식에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멜리어스는 크로거 주가의 목표치를 58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전일 종가 대비 약 17% 낮은 수준이다.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크로거는 월마트(WMT)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으며, 리더십 공백과 잠재적인 소송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최근 CEO 로드니 맥멀렌(Rodney McMullen)이 사임한 가운데, 경쟁사 앨버트슨스(ACI)와의 법적 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해당 소송은 크로거가 앨버트슨스와의 인수합병 승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크로거는 해당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멜리어스는 투자자들이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크로거를 ‘피난처’로 오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세 노출이 적다고 해서 크로거가 안전한 종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크로거 측도 자사는 해외 사업 비중이 낮아 수입 관세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거 주가는 지난 6개월간 약 20% 상승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앨버트슨스와의 합병안이 법원에 의해 무산되자 투자자들이 관련 리스크 해소로 받아들이며 매수에 나선 것도 영향을 줬다. 현재 주가는 약 68.12달러로, 분석기관 비저블알파(Visible Alpha)가 집계한 목표치 평균 67.67달러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
시장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크로거를 분석 중인 애널리스트들 중 절반은 매수 의견을, 나머지 절반은 보유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멜리어스의 매도 전략은 다소 이례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평가가 나온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와 관세 확대 정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 업계는 본질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덜 의존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교적 관세 충격에 강한 분야로 여겨진다. 그러나 멜리어스는 내부 문제와 소송 리스크 등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큰 위협이라며, 크로거의 단기적 상승세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