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소셜미디어 기업 X(구 트위터)에 대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해당 플랫폼이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 유통을 방치했다는 혐의에 따른 조치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의거한 첫 대규모 제재가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익명 관계자들을 인용해, EU 규제 당국이 X에 대해 DSA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여름께 제재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X는 온라인상 유해 콘텐츠의 확산 방지를 위한 법적 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허위 정보에 대한 대응도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조사에서 X는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EU의 디지털 규제 감시에 따라 잠정적으로 법률 위반 판정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전체 글로벌 매출의 최대 6%까지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최종 가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 단계에서는 10억 달러 수준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벌금 규모 결정에는 정치적 변수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무역정책을 통해 미국과 EU 간 관세 전쟁을 점화한 가운데, 머스크와 트럼프의 친밀한 관계 역시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 당국은 이러한 외교적 마찰과는 별개로 조사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제재 수위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22년 트위터 인수 후 사명을 X로 변경하고 난 이후, 플랫폼은 극단주의 콘텐츠 및 혐오 발언 방치 논란에 여러 차례 휘말렸다. 머스크는 자신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절대주의자'로 규정하며, 정부 규제를 '검열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고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X의 글로벌 정부 대응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가 사실이라면 이는 전례 없는 정치적 검열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박하며, “X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에 최대한 부합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향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사 사업과 유럽 내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정부 사이의 규제 전선을 다시금 조명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머스크와 유럽 당국 간 갈등이 더 격화될 경우, 향후 X의 글로벌 전략과 수익 구조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