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업계 감원 다시 고개…블록·나이앤틱 등 1,100명 정리해고

미국 기술 업계의 감원이 올해 들어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구조조정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공개된 기업 인원 감축 계획에 따르면 미 기술 기업들 중 6곳이 약 1,1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원했으며, 이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대규모 감원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 분기 말, 미국 핀테크 대표기업 블록(Block)이 가장 많은 인원을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잭 도시(Jack Dorsey)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931명 감원 사실을 알리고, 이는 경영진 축소와 사업 전략 재편, 성과 부진에 따른 결정이라 설명했다. 다만 블록은 글로벌 조직을 운영 중이어서 이번 인원이 미국 내 인력만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2U도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이 다섯 번째 감원이다. 2U는 2021년 약 8억 8,000만 달러(약 1조 2,600억 원)를 들여 하버드·MIT 지원 기반 교육 플랫폼 edX를 인수했으나, 이후 수익성 악화와 함께 지난해 7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기반 스타트업들도 인력 축소에 나섰다. 증강현실 플랫폼 기업 나이앤틱(Niantic)은 엔지니어와 임원 일부를 포함해 총 68명을 이르면 5월부터 감원할 계획이다. 이는 자사 기술 플랫폼 부문을 '나이앤틱 스페이셜'이라는 독립 조직으로 분리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그간 7억 7,000만 달러(약 1조 1,100억 원) 이상을 조달했으며, 2021년 말에는 코튜(Coatue) 주도로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워드프레스로 유명한 오토매틱(Automattic)도 글로벌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전체 인력의 16% 감원이 단행된 가운데 구체적인 미국 내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200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금까지 약 9억 8,600만 달러(약 1조 4,200억 원)를 투자받았고, 가장 최근 자금조달은 2021년 2월 진행된 시리즈 E 단계였다.

이번 주 구조조정 명단에는 이 외에 플레이폼 데이터 플랫폼 업체 프리펙트(Prefect), 국방 AI 기업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도 이름을 올렸다. 팔란티어의 감원 세부 내용은 미공개 상태지만, 최근 국방 예산 관련 불확실성과 함께 실적 부진 우려가 겹치며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4년에만 최소 9만 5,000명 이상이 해고됐으며, 2023년에는 19만 명을 웃도는 규모로 정리 해고가 몰려 한 해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텔(Intel), 테슬라(Tesla), 시스코(Cisco) 등 주요 대기업들이 각각 1만 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번 주 공개된 구조조정 통계를 종합하면, 기술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과 불확실한 자금 조달 환경 속에서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생존을 위한 인력 감축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벤처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빠르게 러닝비용을 줄여야 하는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업계 전반에서의 구조조정 흐름이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자산조정을 마친 일부 기업들은 일부 핵심 역할을 중심으로 *선별적 재채용 시그널*도 발표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직 고용시장의 이중 구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