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무역 질서의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한다고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 독립 선언”이라며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기본적으로 10%의 관세를 적용하게 되며, 유럽연합과 중국 등 약 60개국에 대해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20%, 중국은 기존 20%에 추가로 34%를 더해 총 54%에 달하는 관세율을 부담하게 된다. 인도와 일본은 각각 26%와 24%,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46%와 49%의 고율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에서 “미국은 지난 50년간 고율 관세와 각종 무역 장벽에 시달리며 세계 각국에 수탈당해 왔다”며 조치를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오늘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라며 미국 노동자를 위한 ‘해방의 날’임을 선언했다.
이번 정책은 4월 5일부터 10% 관세가 적용되며, 고율 관세는 4월 9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북미 시장 내 무역 구조는 일정 부분 유지될 예정이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각국이 보복 대응을 자제해야 시장 혼란을 막을 수 있다”며 강경하게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는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보복 조치를 경고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또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Fitch의 연구 책임자인 올라우 소놀라는 “이 조치는 미국의 평균 관세율을 1910년대 수준으로 되돌렸다”며 상당한 경기 위축을 경고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새 관세 조치가 2034년까지 약 2조 2000억 달러(약 3,212조 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로 인한 소비자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의류, 장난감, 와인, 자전거 등 수입 소비재 전반이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국에서 수입되는 소형화물에 대한 면세 혜택 중단 계획도 5월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아마존을 위협해온 중국 기반 업체 쉬인(Shein), 테무(Temu) 등의 가격 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제차에 대한 25% 관세는 즉시 발효되며, 구리 및 의약품 등 기존 예외 품목에 대해서도 별도 과세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도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글로벌 증시에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아시아 금융시장은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장 초반 4% 급락했고, 호주 ASX200도 2% 하락을 기록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나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협상 여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무역 조치를 ‘상호주의적 보복’이라 정의하며, 거대한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세계 무역을 교착 상태로 몰아가면서 글로벌 시장에 장기적인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