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가 미국 경제 및 투자 시장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자(Make America Wealthy Again)' 행사에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최대 50%에 달하는 광범위한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과 소비자 가격 상승 등 부정적 연쇄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관세는 국가별로 10%에서 50%까지 차등 적용될 예정이며, 적용 기준과 상품군은 오는 9일까지 세부 조율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부과가 전면 시행될 경우 소비재 수입 가격 상승과 기업 원가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소매연맹(NRF)의 데이비드 프렌치 부회장은 “관세는 수입자인 미국 기업이 부담하고 결국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워싱턴 정계는 무심하겠지만, 서민 가정은 가격 인상의 충격을 고스란히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E-미니 S&P500 선물지수는 약 2.5% 하락했고, 대형 지수 전반이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무엘 톰브스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였다”며 “다만 9일까지 ‘우호적 관세’라는 표현을 쓰며 후퇴 여지를 남긴 만큼, 강행보다는 협상의 시작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협상용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노스라이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 자카렐리는 “글로벌 무역협상이 본격화되면 관세율 인하로 마무리될 수 있다”며 “단기적 시장 충격은 있겠지만, 협상이 진전된다면 중장기적으론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제가 고율 관세로 인해 다시 둔화될 경우, 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에도 비슷한 보호무역 조치를 단행했지만, 당시는 경기 과열 국면에서 이뤄진 반면 현재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2018년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비판이 있었지만 결과는 미국 경제 승리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시장 여건도, 소비자 지출 여력도 다르다며 최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적인 무역 정책이 다시 시작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함께 암호화폐, 증시, 원자재 시장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관세 도입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고, 주요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세계 경제 전체의 균형이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