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리플(XRP)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BTC는 전날 한때 8만 3,500달러(약 1억 2,171만 원)까지 치솟았고, XRP는 하루 만에 10% 급등하며 2달러(약 2,920원) 선에 육박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 적용했던 공격적인 수입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 시작됐다. 앞서 그는 유럽연합(EU)과 중국에 대해 각각 104%, 125%의 관세를 차례로 부과하는 강수로 시장에 충격을 주었으나, 전격적인 유화 조치가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한 것이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단기 급락세 속에 7만 5,000달러(약 1억 929만 원) 아래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관세 유예 발표와 동시에 9,000달러(약 1,314만 원)에 가까운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는 일부 조정을 거치며 8만 1,000달러(약 1억 1,826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크게 증가해 1조 6,200억 달러(약 2,365조 원)를 회복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60%를 넘어선 상태다.
알트코인 시장도 동반 급등했다. XRP를 필두로 이더리움(ETH)은 수년 만의 저점을 찍은 뒤 다시 1,600달러(약 233만 6,000원)선에 근접했고,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트론(TRX), 체인링크(LINK), 아발란체(AVAX), 수이(SUI), 시바이누(SHIB) 등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이상 불어나며 2조 7,000억 달러(약 3,942조 원)에 근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통상정책이 예상보다 더 복잡한 형태로 암호화폐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단기적으로 관세 완화는 리스크 회피 심리를 자극해 시장에 자금을 유입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자체가 위험자산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앞으로 몇 주간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추가 발표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 파장에 따라 다시 한 번 크게 출렁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암호화폐가 대체 자산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