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조치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강한 충격파를 던지며 암호화폐 시장을 급반등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국가들과의 관세 전쟁을 90일간 일시 정지한다고 발표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암호화폐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비트코인(BTC)은 몇 시간 만에 7만 6,000달러에서 8만 2,000달러로 급등했고, 이더리움(ETH)과 XRP도 각각 15%, 15.3% 상승하며 $1,600, $2를 돌파했다.
이번 관세 중단은 수주간 시장에 부담을 줬던 무역 긴장 완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며 투자 심리를 빠르게 되살렸다. 특히 단기 공매도 포지션 청산으로 인해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5억 8,700만 달러(약 8563억 원)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숏포지션 청산액만 3억 7,400만 달러(약 5,464억 원)에 달했다는 점은 반발 매수세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확대 발표 이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비트코인은 한때 7만 4,000달러까지 밀려나며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알트코인 전반도 20% 넘는 낙폭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시장에 ‘정책적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해석으로 작용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 국가들과의 관세를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오히려 강화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125%까지 인상됐는데,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수입품에 대해 84%의 보복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중국이 협상에서 “무례하다”고 주장하며 공격적인 자세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알트코인과 밈코인 역시 급반등 조정에 동참했다. 카르다노(ADA), 아발란체(AVAX), 수이(SUI)는 모두 10% 이상 상승했고, 솔라나(SOL) 기반의 파트코인은 하루 만에 28% 치솟으며 지난 한 달 동안 무려 259%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솔라나 생태계의 인기 밈코인인 본크(BONK)와 위프(WIF)도 각각 14% 상승하며 시장 반등을 견인했다. 이와 비교해 도널드 트럼프와 관련된 토큰인 트럼프(TRUMP)는 8.1% 상승에 그쳤다.
이더리움 기반의 시바이누(SHIB)와 페페(PEPE)도 두 자릿수 반등을 기록하며 전체 밈코인 시장의 시가총액을 하루 만에 8.5%나 끌어올렸다. 밈코인 투자 심리는 뚜렷한 재료가 없는 불안한 시기 속에서도, 감정적인 호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다만, 이번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자산들의 역사적 고점은 멀기만 하다. 도지코인(DOGE)은 2021년 고점 대비 78% 낮은 수준이며, XRP는 2018년 정점보다 40% 아래다. 솔라나는 1월 고점 대비 60% 이상 내려온 상태다.
이번 정책 변화가 영구적인 회복의 출발점이 될지는 미지수이나, 관세 유예라는 단 한 줄의 정책 변화가 어떻게 시장 전반의 흐름을 반전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정치 뉴스'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고변동성 자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