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절대 매도 불가’ 전략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문서로 인해 도전에 직면했다. 4월 7일 공개된 8-K 양식에 따르면, 그의 기업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시장 상황 악화와 자금 조달 변수에 따라 비트코인(BTC)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EC에 제출된 이 문서는 주요 자산 대부분을 비트코인이 차지하고 있는 스트래티지가, 상황에 따라 매각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유지되지 않고 외부 자금 조달이 불리할 경우, 일정 수량 또는 전량을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세일러의 지속적인 ‘HODL(장기보유)’ 발언과는 배치되는 내용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충격과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이번 발표는 법적 위험고지를 위한 *관례적인 공시*에 해당한다는 해명이 뒤따르며 실제 판매 계획은 아니라고 강조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세일러가 수년간 주장해온 강경한 비트코인 장기보유 기조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간 세일러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며 절대 팔지 않겠다”며 기업의 준비금 대부분을 BTC로 바꿨고, 기업이 아닌 비트코인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기까지 했다. 3월 31일 스트래티지는 최근에도 22,048 BTC를 추가 매입하며 총 보유량을 582,185 BTC(약 46조 5,000억 원)까지 늘린 바 있다. 해당 매입은 약 9,200억 원 규모의 우선주 발행을 통해 이뤄졌다.
문제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세 충돌 우려가 불거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8만 2,650달러에서 7만 4,70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반등하긴 했지만,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트래티지의 대규모 BTC 보유량은 시장과의 연계된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SEC 등재 이후 세일러의 비트코인 전략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거 공시에도 반복된 문구일 뿐”이라며 과도한 불안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다른 한편에선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성역은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스트래티지가 추가로 BTC를 매입하거나 매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시장은 세일러 특유의 낙관적 태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당면한 가격 압박과 기업의 채무 상환 여건 사이에서 과연 ‘절대 매도는 없다’는 약속이 지켜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