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초,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금이라는 두 대표적 '헷지 자산'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금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금값은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3,167달러)를 기록하며 빠르게 상승했다. 일주일간 금값은 약 10% 이상 올랐으며, 최근 30거래일 기준으로도 약 5.2% 상승한 3,041.6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지난 7일간 약 5.5% 하락해 8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가 겨우 회복을 시도 중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및 기술적 약세 신호인 '데스 크로스' 형성, 대규모 청산까지 겹쳐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마이크 맥글론은 "이번 주 비트코인의 급락은 변동성 높은 자산이 헷지 수단으로서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금과 같은 실체 있는 자산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업계 인사들은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능성을 여전히 강조 중이다. 공화당 상원의원 신시아 루미스는 "금보다 이동성과 희소성이 탁월한 비트코인이 실물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CME 그룹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단기적인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금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과 전통 자산의 공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금과 비트코인의 '엇갈린 행보'는 헷지 자산의 투자 판단 기준에 대해 다시금 숙고하게 만드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