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충격에 비트코인(BTC) 하락 위기… 8만5000달러 방어 실패 시 급락 가능성

비트코인(BTC)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주요 지지선인 8만5000달러선을 방어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청산에 따른 급락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24일 7만6600달러 저점에서 반등해 8만8700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4월 2일 현재 8만500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8만5500달러 저항선 돌파 실패가 추가 하락세를 예고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을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칭하며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무역국에 대한 보복성 관세를 발표했다. 특히 자동차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광범위한 무역 장벽 구축에 나섰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무역적자 감축과 자국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첫 번째 관세를 단행했을 당시,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10만5000달러에서 9만2000달러로 급락한 바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회사 QCP 캐피털은 투자자 노트에서 "미국이 고립적인 무역 전략을 강화하면 관련국들의 보복 조치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감은 위험자산 전체에 가중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 전망도 비트코인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로 인해 수입 원가가 높아지면 소비자물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시장은 금,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금 가격은 올해 온스당 31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골드’로 불리지만 여전히 주식과 높은 연동성을 보이며 진정한 인플레이션 해지 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도 시장의 눈치를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오는 5월 7일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83.5%에 달한다. 이는 6월 이전까지 금리 인하 기대가 현실화되기 어려움을 의미하며,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는 암호화폐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다안 크립토 트레이드(Daan Crypto Trades)는 “미국 정부가 전 세계에 대한 관세 내용을 공개함에 따라 시장 반응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호재든 악재든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기술 분석에서도 불안감은 감지된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파BTC는 “비트코인이 8만4000달러 지지선을 유지하지 못하면 다음 하락 목표는 8만 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며, 최근 저점인 7만9900달러를 첫 번째 중요 구간으로 지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이 불확실한 글로벌 정책 환경 속에서 과민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이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로 그칠지, 아니면 실질적인 무역전쟁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지만, 당분간 암호화폐 시장은 ‘위험 회피 모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