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자사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디지털 라지캡 펀드(Digital Large Cap Fund)’의 상장지수펀드(ETF) 전환을 위한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해당 펀드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암호화폐로 구성돼 있으며, 승인 시 일반 투자자도 접근 가능한 ETF로 전환되어 시장 유입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레이스케일은 3월 31일(현지시간) S-3 형태의 전환 신청서를 공시하며 해당 펀드가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의 약 75%를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성 종목 가운데 비트코인(BTC)이 79%로 가장 비중이 높으며, 이더리움(ETH) 11%, XRP 6%, 솔라나(SOL) 3%, 카르다노(ADA)는 1%를 차지하고 있다. 이 펀드는 2018년 설립 이후 약 480%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펀드는 기존에는 인증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상품으로 운용됐지만, ETF 승인을 받게 되면 모든 일반 투자자에게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또한, 기존과 동일하게 코인데스크 라지캡 셀렉트 인덱스를 기준으로 리밸런싱이 이루어지며 미미하거나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이후 가속화된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미국 내 암호화폐 ETF 승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12개 이상의 암호화폐 ETF 신청이 SEC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중 XRP 현물 ETF 또한 규제당국의 리플 소송 종결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도지코인(DOGE)을 포함한 밈코인 ETF에 대한 논의도 미미하나마 형성되고 있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산’ 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앞세운 ETF 상품 개발도 추진 중이며, 이와 관련한 전담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흐름은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SEC의 향후 판단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 총액은 4월 2일 기준 약 976억 달러(약 142조 5,000억 원) 규모로 확인됐다. 1월 정점이었던 1,250억 달러(약 182조 5,000억 원)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자금 흐름은 제한적인 순유입과 순유출이 반복되며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주요 암호화폐 ETF 전환 및 신규 상품 승인 여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SEC의 규제 해석 변화, 그리고 글로벌 거시환경에 따라 향후 수개월 동안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