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6일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와 커스틴 질리브랜드(Kirsten Gillibrand) 미국 상원의원은 책임금융혁신법(Responsible Financial Innovation Act)을 발의했다.
책임금융혁신법안(이하 “법안”)은 코인을 법률상 증권으로 분류할지 혹은 상품으로 분류할지 아니면 새로운 자산으로 분류할지에 대한 답변을 주고 있다.
또한, 관련하여 코인을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가 감독할지 아니면 미국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CFTC)가 감독할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인 규제와 관련한 첫 법률이기에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코인은 증권도 상품도 아닌 부수자산이다.'
법안은 부수자산(Ancillary Asset)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부수자산이란 투자계약으로 인하여 제공된 증권에 부수하는 대체가능한 자산이다. 즉, 코인의 발행 및 판매는 투자계약과 유사하므로 증권과 유사하나 코인은 발행사에 대한 자산이나 부채가 아니고, 회사에 대한 수익 배분권, 청산 우선권, 기타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증권으로는 볼 수 없고 증권에 부수하는 자산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계약증권으로 볼 수 없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상품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그 외의 코인은 투자계약을 통한 투자계약증권 혹은 그와 관련된 무형 자산으로서 부수자산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수자산은 기본적으로 증권법(자본시장법)에 따른 규율을 받는다. 결국,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아닌 코인은 증권법과 유사한 여러 가지 의무를 부담하게 될 것이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제재의 대상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는 거래소를 통한 간접 규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을 준수하지 않는 코인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의 형태는 신규 코인의 경우 상장거부, 기존 코인의 경우 상장폐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 '공시의무를 다하면 코인은 상품으로 추정한다.'
한편, 부수자산(코인)의 경우 연 2회 SEC에 대하여 공시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적절히 이행할 경우 상품으로 추정하게 된다. 이렇게 코인이 상품으로 분류되면 상품거래법과 CFTC의 감독을 받게 되므로 증권에 적용되는 법령상 의무뿐만 아니라 SEC의 감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상품에는 증권과 비교하여 완화된 규제가 적용되므로 코인 발행회사는 훨씬 더 편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공시의무는 ① 부수자산 발행인에 관한 정보와 ② 부수자산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발행인에 관한 정보에는 과거 부수자산 개발 경험에 관한 정보, 부수자산의 기술에 관한 정보, 경영진과 이해관계인의 부수자산 거래 내역에 관한 정보 등이 있고, 부수자산에 관한 정보에는 부수자산의 총 발행량, 판매량, 계약 내용에 관한 정보, 부수자산에 사용된 코드 감사에 관한 정보, 제3의 기관에 의한 가치 평가 보고서, 부수자산의 법적 고려사항에 관한 정보 등이 있다.
위와 같은 공시의무를 준수한 발행인은 SEC에 대한 신청을 통해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SEC의 승인을 받으면 해당 부수자산은 상품으로 추정되어 SEC가 아닌 CFTC의 감독을 받게 된다.
구체화된 주기적 공시의무는 법 시행 후 발행하는 코인뿐만 아니라 법 시행 전 발행한 코인에 대하여도 적용되므로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신생 코인은 거래소로부터 상장거부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미 발행된 코인은 기존에 상장된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법에서 요구하는 특정 정보 등을 정리한 자료를 제출하여 심사를 받는 실질적인 코인 인허가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 '시장에 미치는 영향'
법안이 통과된다면 각 국가는 법안을 기준으로 코인을 제도권 내에 편입하는 시도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거래소는 이와 같은 제도화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법안의 통과로 인하여 살아남는 코인과 살아남지 못하는 코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규제를 회피하는 시도를 하는 코인이 많을 것이므로 단기적으로는 규제로 인한 시장 쇼크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코인 제도화로 인하여 코인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게 될 것이므로 법안의 통과는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미국 등 주요국의 규제동향을 참고하여 본격적으로 업권법을 논의하고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므로, 법안의 통과 여부와 시장에 대한 영향, 그리고 스테이블코인과 행정명령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입법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