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대 최고 암호화폐 범죄자금 환수액으로 기록될 비트파이넥스(bitfinex) 해킹 사태의 용의자가 월마트 기프트 카드 때문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2년 2월 16일(이하 현지시간) 500달러 상당의 월마트 기프트 카드가 비트파이넥스 해킹 용의자인 일리야 리히텐슈타인(Ilya Lichtenstein)과 헤더 모건(Heather Morgan) 부부 검거에 열쇠가 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2016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에서 해킹을 통해 11만 9754 BTC(현재 시세 기준 약 6조 323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쳤다. 이들은 해킹 자금의 돈세탁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기프트 가드를 이용했는데, 이 중 월마트 기프트 카드가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이다.
수사관에 따르면 부부는 2020년 5월 훔친 비트코인 중 일부를 선불기프트 카드 거래소로 이동했다. 이 자금은 500달러 상당의 월마트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는데 사용됐다.
기프트 카드 구매에는 러시아로 등록된 이메일이 쓰였지만, 수사관들은 거래가 실제로는 IP 우회를 통해 뉴욕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온라인 추적을 통해 이들의 주소를 알아내고 이들 부부를 검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사관들은 36억 달러(약 4조 3070억 원) 상당을 압수했다. 이에 대해 리자 모나코(Lisa O. Monaco) 법무부 차관은 "법무부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자산을 압수한 사례"라며 "이번 검거는 암호화폐가 범죄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부부는 현재 맨해튼 법원에 출두한 후 보석을 신청했다. 헤더 모건은 300만 달러(약 36억 원) 상당의 보석금을 납부하고 석방됐지만, 러시아 시민권자인 일리야 리히텐슈타인은 면책 특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보석 신청이 기각된 상태다. 이들은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25년의 징역에 처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