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암호화폐 상장 절차를 보다 유연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6개월 넘게 걸리는 심사 과정이 자국 시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규정 변경 논의가 오가고 있다.
2022년 2월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암호화폐 시장을 관할하는 자율 규제기관 '일본암호화폐거래소협회(JVCEA)'가 암호화폐 상장 절차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암호화폐 상장 심사에 6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형 암호화폐도 신규 상장을 위한 긴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는 신규 시장 참여자가 지원 암호화폐 옵션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기 어려운 구조로, 시장 경쟁과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인체크와 GMO코인은 일본에서 가장 많은 17종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 100종 이상의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코인베이스는 2021년 8월 자회사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단 5종의 암호화폐만 제공하고 있다.
논의 중인 규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오랜 심사 과정 없이 12개 이상의 암호화폐를 한 번에 상장시킬 수 있게 된다.
또 잘 알려진 암호화폐, 널리 거래되는 암호화폐를 오랜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장할 수 있게 된다. 6개월 이상 일본에서 유통됐거나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 3곳 이상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를 손쉽게 상장할 수 있게 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5종이 이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유통되지 않는 암호화폐의 상장 절차에 대한 완화 논의도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이로써 코인베이스글로벌 같이 시장에 막 진출한 거래소도 도약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규정 변경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협회 회원사 가운데서도 "과도한 규정이 산업 성장을 막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고, 2021년 9월 열린 협회 비공개 회의에서 “암호화폐 상장 심사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연한 상장 절차가 도입될 것이라는 업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 금융청(FSA)은 JVCEA에 상장 절차를 명확히 규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협회에 실질적인 권한을 넘긴 상태라고 알려져있다. JVCEA 자료에 따르면 일본 거래소의 거래량은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약 51% 증가한 103조 엔(약 1080조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