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BTC)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모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를 투자 상품의 한 옵션으로 높은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2021년 12월 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골드만삭스가 기관 대상 대출에 비트코인을 담보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선물 등을 통해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는 대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인데스크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골드만삭스는 3자 간 레포(Tri-party Repo) 방식을 통해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직접 건드리지 않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3자 간 레포’ 방식은 제3자 대리인이 개입하는 환매계약으로 증권을 판매해 자금을 빌리는 방식을 의미한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서비스하기 위해 6개의 대형 은행들과 논의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코인데스크는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이미 비트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실버게이트(Silvergate), 시그니처(Signature) 등 친 암호화폐 은행들을 따르고 있다”라고 논평했다.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금융 당국은 부분적으로 승인을 한 바 있다. 브라이언 브룩스(Brian Brooks)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은 “비트코인은 현금에 해당하며 은행이 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더욱 많은 가능성 있어
암호화폐에 대한 골드만삭스의 관심은 투자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주식시장에서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에 더욱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안드레이 카잔체프(Andrei Kazantsev) 골드만삭스 암호화폐 거래책임자는 “더 많은 파생상품의 수요를 보고 있다”라며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은 더욱 다양하고 이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잔체프는 “현재 암호화폐 파생상품은 외환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금융 시장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옵션 시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빠른 성장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코인베이스(Coinbase)의 자회사 스큐(Skew)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에 대한 미결제약정 또는 미결제 계약의 총 가치는 약 120억 달러(약 14조 1500억 원)에 달했다. 2020년 상반기까지 시장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었던 적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세이다.
2018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로 인해 중단됐던 골드만삭스의 암호화폐 관련 프로스세는 2021년 3월 다시 시작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통해 CME 그룹의 암호화폐 관련 선물 및 장외 등가물의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카잔체프는 “고객과 시장을 대신해 유동성을 제공하고 위험을 감수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면서 “이 프로세스를 통해 골드만삭스는 더 큰 가치로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