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더리움으로 암호화폐 거래 지원 서비스를 확대한다. 시장 하락 상황을 오히려 적절한 진입 기회로 보는 투자자 수요를 반영한 움직임이다.
2021년 6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튜 맥더모트(Mathew McDermott) 골드만삭스 디지털자산 부문 수석은 몇 달 내 이더리움을 기초로 하는 옵션과 선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암호화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뛰어들 투자자들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맥더모트 수석은 "현재 수준(시세)을 더 마음에 드는 진입점으로 보고 거래하기 원하는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소매 관점에서 (시장 하락은) 시스템 내 일부 레버리지와 과잉을 줄이는 정제(cleasing)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활용한 거래 지원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폭락에도 사업 추진 '꿋꿋'
골드만삭스는 2021년 3월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투자 상품을 지원하기 위한 거래 데스크를 재개했다.
5월에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결된 파생상품 '역외시장차액결제선물환(NDF, Non-Deliverable Forward)' 거래를 시작하는 등 기관 고객과 암호화폐 투자 접점을 확대해갔다.
하지만 4월 최고 6만 5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5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철회, 중국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폭락해 3만 선까지 내려앉았다.
비트코인은 서서히 회복세에 들어가고 있지만 암호화폐의 극심한 변동성이 야기할 리스크와 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규제 기관의 우려와 압박은 더욱 강화되고 잇다.
도이치뱅크 리서치 애널리스트 마리온 라부레(Marion Laboure)는 "비트코인 매도세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비트코인 유행이 한 물 갔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맥더모트는 "고객들과의 대화에서 암호화폐가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상당한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기관 채택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850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은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 응답자 20% 가량은 암호화폐 거래에 관심이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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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암호화폐 산업 전략 투자도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에도 전략적으로 투자하면서 산업에 더욱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5월 기관급 암호화폐·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메트릭스(Coin Metrics)의 1500만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도 주도했다. 맥더모트 수석은 해당 기업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6월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컴퓨터 노드를 생성·호스팅하는 기업 블록대몬(Blockdaemon)이 진행항는 투자 라운드에 5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맥더모트 수석은 "이밖에도 은행의 전략적 투자 대상에 부합하는 다수의 기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외에 많은 은행들이 암호화폐 사업 추진을 이어가며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코웬 그룹은 기관급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스탠다드차타드는 암호화폐 매매를 위한 합작투자 회사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