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암호화폐 거래 단속을 강화하면서, 일부 투자자틀이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2021년 10월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모든 암호화폐 활동에 대한 엄격한 규제 입장을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접근 채널이 차단되면서 투자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중국이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11월 최대 15%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6월 5%까지 감소했다.
중국의 규제 조치는 신규 투자자 유입을 완전히 차단했다. 하지만 기존 암호화폐 투자자 중 일부는 디파이 플랫폼과 해외 기관을 통해 암호화폐 투자를 지속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대형 소셜미디어에서 암호화폐 콘텐츠를 검열하기 시작한 이래 생긴 비공식 암호화폐 블로그에는 해외 기업 등록, 기업 거래 계정 신청 방안, 중국 고객에게 은행 계좌를 개설해주는 영국·미국 금융기관 명단 등을 제공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투자자 레이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연말까지 계정이 폐쇄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면서도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탈중앙화거래소(DEX)에 계정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중국 투자자는 "여전히 해외 은행 계좌로 정기적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면서 "중앙 통제를 벗어나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암호화폐 산업을 당국이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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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 지안펑(Deng Jianpeng) 중앙재경대학교 금융과학기술연구센터장은 "정부의 금지 조치로 암호화폐 거래는 대부분 중단됐다"면서도 "해외 플랫폼이나 DEX 같은 새로운 투자 루트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인기 트위터 채널 우블록체인(Wu Blockchain)을 운영 중인 언론인 콜린 우(Colin Wu)는 "미국이 규제를 준비하고 있어 불확실한 상황이긴 하지만, 많은 중국인들이 디파이 이용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헨리 아슬라니안(Henri Arslanian) PwC 암호화폐 수석은 "중국이 디파이 이용을 금지할 수 있지만, 규제 거래소와 달리 실명확인 의무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 감독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을 금지시킨 2017년 당시 이미 중국 투자자들이 디파이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있다. 2021년 6월까지 1년 동안 중국의 암호화폐 활동 규모는 2560억 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이중 49%가 디파이 플랫폼을 통한 거래로 확인됐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2021년 8월 24일 공개한 '디파이 채택 지수(DeFi Adoption Index)'에서 중국은 미국, 베트남, 태국, 영국과 함께 전 세계 디파이 채택 순위에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9월 25일 중국의 두 번째 규제 경고에 투자자들이 DEX로 추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니스왑과 스시스왑(Sushiswap) 같은 주요 탈중앙화 거래소의 토큰은 하루 동안 각각 22%, 18% 급등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5월 중국 규제 조치에 크게 급락했지만 9월 경고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2021년 10월 21일 비트코인은 6만 5224달러까지 회복했다.
윌리 우는 10월 19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150일 전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금지했지만, 네트워크는 더욱 분산됐고 비트코인 가격은 50% 상승했다"며 "비트코인은 충격을 받은 후 더 단단해지는 '안티프래질(antifragile)'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