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위원장 "암호화폐 금지 안 한다…중국과 다른 길 갈 것"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은 중국처럼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당국의 관심은 '투자자 보호'라는 점을 강조하며, 거래소를 비롯한 암호화폐 산업 전반이 기존 증권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2021년 10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5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미 증권 당국의 접근 방식이 중국과는 다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추진 중인 중국은 9월 14일 암호화폐 활동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 및 처벌 의지를 밝히며 관련 산업을 압박했다.

블록체인 간부회 소속 테드 버드(Ted Budd) 의원은 SEC 위원장에 "잠재적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위해 암호화폐를 금지시킨 중국의 선례를 따를 의사가 있는지" 질문했다.

게리 겐슬러는 "SEC는 암호화폐를 금지할 계획은 없다"며 "이 같은 결정은 의회에 달려 있다"고 답변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SEC가 암호화폐 기업들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지만, 중국의 선례를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초점은 관련 업계가 투자자·소비자 보호 규칙, 자금세탁 방지 규정, 세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9월 30일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도 "2조 2000억 달러 자산 유형을 금지할 계획이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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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입장 번복 없다…스테이블코인·디파이 주시

SEC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전 발언들과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암호화폐 규제 기본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짐 하임스(Jim Himes) 의원 질문에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가 대부분 증권이며, 이를 취급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SEC에 등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유가증권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SEC 위원장은 청문회 자리에서는 어떤 토큰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겠다고 답변하면서, 자신은 증권법이 상당히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의 암호화폐는 투자 수단이지 실제 통화가 아니다"라며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사는 데도 사용할 수 없는 암호화폐는 증권법 범위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은 투기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금, 은과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리 겐슬러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규제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125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은 카지노의 포커칩과 같다"는 이전 발언을 거듭하면서 "2020년 10배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계속 커진다면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0월 5일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SEC는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을 조사 중이다. 서클은 "7월 소환장을 받아 SEC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SEC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에 대한 규제 의사도 나타냈다.

그는 "디파이 플랫폼이라고 하는 분산형 플랫폼에도 중앙집중식 프로토콜이 있다"면서 "중앙화된 거래소처럼 자산을 수탁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정책 적용이 가능한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의회는 '규제 개선' 요구

미국 증권 당국 수장 입에서 '전면 금지는 없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산업에 SEC의 규제 감독은 큰 부담이다. 텔레그램, 리플, 코인베이스 등 대형 업체들도 SEC와의 마찰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의회 의원들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SEC의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팻 투미(Pat Toomey) 상원의원은 9월 24일 서한을 보내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안 마련을 촉구했다.

투미 상원의원은 "새로운 영역에서 투자자는 명확한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필요로 한다"며 "엄격한 처벌과 벌금 부과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명확한 규제 부재에 대해 우려는 나뿐만 아니라 SEC 내부 위원들도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도 10월 5일 SE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구체적인 증권 분석 방법, 암호화폐에 대한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견해차를 문의했다. 그는 "암호화폐 규제가 투자자와 의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규제 명확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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