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 당국이 최대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Uniswap)'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디파이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 9월 3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유니스왑의 메인 개발사 '유니스왑 랩스'에 대한 민간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SEC 집행 변호사가 투자자의 유니스왑 이용 방법과 플랫폼의 마케팅 방법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스왑 랩스 측은 "업계를 관할하는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고 규제 당국의 조사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SEC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DEX는 코인베이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거래를 매칭·관리하는 중앙 기관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DEX 거래량은 2021년 5월 기준 1630억 달러 규모에 달했으며 점점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유니스왑은 거래량 기준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최대 DEX다. 유니스왑에서 하루 10억 달러 이상의 디파이 토큰이 거래되고 있고 유니스왑 자체 토큰 UNI의 시총은 142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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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규제 당국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SEC 수장인 개리 겐슬러(Gary Gensler)도 여러 차례 디파이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SEC 위원장은 "DEX의 경우 담당하는 중앙 주체가 없을 수 있지만, 참여자에게 인센티브 또는 디지털 토큰을 제공하는 디파이 프로젝트는 SEC 규제 관할 대상일 수 있다"라면서 "거버넌스와 수수료 정책을 관리하는 핵심 그룹 등이 중앙화 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라고 발언했다.
디파이 기술을 증권 거래에 연결시킨 첫 기소 사례도 나왔다. SEC는 2021년 8월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한 디파이 대부업체 '블록체인 크레딧 파트너(Blockchain Credit Partners)'와 임원 2명을 사기성 상품을 판매해 3000만 달러를 모금한 혐의로 기소했다.
SEC는 8월 말 블록체인 분석업체 '언체인(AnChain.AI)'와 12만 5000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디파이 규제 감독을 위한 기술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불법 행위에 대한 혐의가 제기된 것이 아닌, 단순 정보 수집 차원의 조사로 알려졌지만 디파이에 대한 당국의 감독 강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당국의 논의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고 최악의 경우 2018년 ICO 단속을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EC 집행부는 유니스왑 뿐 아니라 복수의 스타트업에 공문을 돌려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