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시암상업은행은 기존 금융 산업을 해체시킬 수 있는 '탈중앙화 기술(Defi·디파이)'을 적극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7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시암상업은행 산하 벤처캐피털 부문인 'SCB 10X'는 디파이가 기존 금융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카야 타이 파니치(Mukaya Tai Panich) SCB 수석벤처·투자책임자는 기존 금융권이 운영하는 모든 것을 디파이가 점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니치 수석은 "디파이를 연구하면서 언젠가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이 완전히 탈중개화(disintermediated)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신용·대출, 자산운용, 보험, 거래, 파생상품, 프라임 중개서비스업 등 모두 부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파이는 시간 같은 특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 사전에 정한 규칙 코드를 자동 실행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운영되는 금융 서비스다. 기존 금융권의 중개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적 투자, 최선의 방어
파니치 수석은 "은행이 (디파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디파이를 학습하고 적극적으로 디파이에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은행 같은 기존 금융 기업들은 디파이를 활발히 연구하고 투자하고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B 10X는 디파이 협력을 위해 적절한 파트너사를 찾고 있으며 기존 금융에 통합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디파이 프로토콜과의 협력을 통해 운영 비용 절감, 실시간 정산, 중개자 제거, 투명성 향상 등 기존 금융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CB 10X는 2021년 2월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디파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572억 원)의 펀드를 출범했다. 특히 차세대 금융 서비스 구축이 기대되는 글로벌 성장 단계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수석은 "필수 도구에 투자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생각"이라면서 "2020년 디파이 부문은 정말 빠른 혁신을 보였다. 기존 인프라는 이같은 혁신을 따라잡기 위해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CB 10X는 특히 인프라 개발과 프로토콜 간 상호운용성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디파이는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합의 규칙을 사용한다. 때문에 서로 다른 프로토콜이 상호 통신이 어렵다.
파니치 수석은 "다양한 블록체인들이 자체 생태계 내에서 특정한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생태계 내에서만 자산이 사용되고 다른 블록체인으로 손쉽게 전송·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파니치 수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다양한 블록체인을 넘나들며 자산과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토큰포스트 주요 기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기존 금융·디파이 콜라보 기대
파니치 수석은 앞으로 기존 금융 기업과 디파이 기업이 협력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금융 기업의 강점으로는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내세웠다.
기존 금융권과 디파이가 협력하는 구조에서 기존 기업은 고객 유치, 이해하기 쉽고 편리한 통합형 인터페이스 제공 같은 고객 대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파이는 거래·결제 시간 단축, 비용 절감, 투명성 개선을 위해 뒷단을 지원하게 된다.
파니치는 "기존 금융권과 디파이가 협력하는 미래를 위해서는 기존 금융 기업은 디파이를 활발히 연구, 투자, 채택해야 한다"며 "디파이 기업도 자체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 기업과 협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