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한 국가적 우선 감독 대상으로 암호화폐를 지목했다. 암호화폐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형 범죄 사건에 연루되면서 당국은 시장을 더욱 면밀히 감시할 방침이다.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핀센)은 2021년 6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암호화폐를 정부 차원의 우선 사항(Government-wide Priorities)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테러 자금 조달에 대응하고 적절한 자금 세탁 방지 정책을 보장하기 위해 암호화폐 활동을 국가가 주목할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핀센은 암호화폐를 '현금전환 가능한 가상화폐(CVC)'로 지칭하면서 랜섬웨어 툴 구입, 핵무기 개발 자금 조달 등 광범위한 불법 활동에서 CVC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핀센은 북한 사이버 범죄 조직을 사례로 들면서 "이들은 2019년부터 CVC 서비스업체를 공격해 수백 만 달러의 자금을 갈취해 이를 대량 살상 무기 및 미사일 개발 지원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외에도 △부패 △사이버 범죄 △테러자금 조달 △사기 △초국가적 범죄 조직 활동 △마약 밀매 조직 활동 △인신 매매 △무기 확산 자금 조달 등이 포함됐다.
핀센은 "이번 우선 순위 설정은 관련 법률 및 규제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대상 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 기관들이 이같은 우선순위를 자체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에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명시하는 규제를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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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악용 사례 부각
콜로니얼 송유관, 정육업체 JBS 등 대형 랜섬웨어 사건에 암호화폐가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호화폐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당국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이언 넬슨(Brian Nelson) 재무부 테러금융정보국 차관도 2021년 6월 상원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담은 자금세탁금지법을 시행하겠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암호화폐가 보다 대중화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안업체 바라쿠다 네트웍스는 "2020년 10월부터 8개월 동안 비트코인 관련 사이버 공격이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021년 6월 보고서에서 "일반 금융 플랫폼에서 차단된 극우 단체들이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교육 플랫폼 크립토헤드는 보고서에서 "2020년 총 8만 2135 건의 암호화폐 관련 범죄가 발생했다"며 "이는 지난 2016년의 340건보다 24000%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