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랜섬웨어 범죄 조직에 탈취당했던 비트코인을 대부분 회수했다.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이용하더라도 법망을 쉽게 피해갈 수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2021년 6월 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사법 당국은 미국 최대 송유관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Colonial Pipeline)'이 범죄 조직에 지불한 75BTC 중 63.7BTC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압류된 비트코인은 약 230만 달러(25억 원) 상당에 이른다.
콜로니얼, 美 사상 최대 랜섬웨어 공격
랜섬웨어는 데이터를 인질 삼아 몸값(ransom)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이다. 콜로니얼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은 미국 사이버 공격 사상 가장 파괴적인 공격이 됐다.
미국 남동부 지역의 연료 소비 45%를 담당하는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는 5월 7일 러시아계 해커 조직 '다크사이드(DarkSide)'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
송유관 가동을 중단시키면서 기름값 급등, 연료 부족 등 상당한 혼란을 빚었다. 콜로니얼은 시스템 접근성을 복구하기 위해 해커 조직에 440만 달러(약 49억 상당)의 몸값을 지급했다.
美 집중 수사로 자금 대부분 회수
당국은 랜섬웨어 공격을 안보 위협으로 보고 집중 수사에 들어갔으며 피해 금액의 85%에 달하는 23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되찾았다.
리사 모나코(Lisa Monaco) 법무부 차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 당국이 콜로니얼이 범죄 조직에 보낸 비트코인을 추적해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랜섬웨어 공격을 비롯한 모든 사이버 공격이 제대로 대가를 치르도록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FBI가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FBI는 퍼블릭 블록체인 및 툴을 이용해 여러 월렛에 걸쳐 있는 비트코인을 추적했다. FBI는 연루된 비트코인 월렛을 열 수 있는 프라이빗 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키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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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암호화폐 규제 강화
암호화폐가 보다 대중화되면서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5월까지 랜섬웨어에 연루된 암호화폐는 최소 8155만 달러(약 924억 원)에 달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발생한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은 8200만 달러"라며 "이는 2019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이에 전 세계 감독 당국은 암호화폐 범죄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랜섬웨어를 테러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거래 추적을 위한 '암호화폐 분석'을 랜섬웨어 퇴치 전략 가운데 하나로 채택했다.
우리나라도 5월 31일 암호화폐 관련 범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금융범죄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암호화폐 수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6월 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18년 해킹 공격으로 빼앗긴 1360 ETH(45억 원 상당)을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 콘월에서 진행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랜섬웨어 관련 암호화폐 거래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