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지털 위안화 실험, 알리페이·위챗페이 시장 독점 흔든다

중국 3대 연휴 중 하나인 노동절(5월 1~5일)을 앞두고 상하이의 6개 국영 은행들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대신할 결제 방안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홍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4월 2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는 상하이 6개 주요 은행들이 매장 및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위안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월렛을 다운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국영 은행들의 디지털 위안화 홍보 활동은 두 결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공식 입장은 디지털 위안화가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경쟁하지 않으며 보조적인 대안 결제 방안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 10월 무장춘 인민은행 디지털 화폐 연구소장도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디지털 위안화는 동일한 차원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며 "디지털 위안화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기존 주요 결제 앱과 호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이 IT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결제 시장을 해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IT 대기업 알리바바의 앤트그룹과 텐센트가 제공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의 94%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IT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조치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2020년 11월 앤트그룹이 추진하던 37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켰다. 2021년 들어서는 앤트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28억 달러 상당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다.

디지털 위안화 월렛은 대중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메이투안, 징동닷컴(JD.com), 디디, 빌리빌리 등을 지원하지만 인기 결제 플랫폼인 위챗페이나 알리페이의 참여는 배제되고 있다.

중국 은행업계에도 위챗페이, 알리페이 배제 움직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민은행은 정보가 분리되길 바라며 제3자 결제 시스템을 통한 자금 유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는 자본이고 데이터를 가진 자가 성공한다. 현재는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위안화는 시장 반독점 단속을 수월하게 하고 정부가 빅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위안화 파일럿에 참여 중인 상하이 소재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상당히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SBC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추진한 주요 동기 중 하나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가진 결제 채널과 소비자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HSBC는 "디지털 위안화는 두 결제 플랫폼 만큼 편의성이 높고 보안 수준도 정교할 것"이라며 중국 내 디지털 위안화 확산을 전망했다.

윌슨 초우(Wilson Chow) PwC 중국 지부 글로벌 TMT 수석도 "디지털 위안화는 소비의 가장 말단까지 디지털화하는 것"이라면서 "은행과 매장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점하고 있는 소비 패턴에 대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얻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초우 수석은 디지털 위안화의 대규모 확산은 단기간 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디지털 위안화가 몇 년 내 온라인 결제 시장 10%를 점하며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와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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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위안화 관련 3無 약속, 지켜질까

중국은 일찍이 국영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민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시중은행을 통해 개인과 기업에 화폐를 유통시키는 이중 시스템이다. 중국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등 6개 국유 은행들이 파일럿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네 개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디지털 위안화 실험에 착수했다. 디지털 화폐를 무료 배포하는 '홍바오' 행사나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해 사용자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국영 디지털 화폐 개발에 앞서고 있기 때문에 안팎에서 관련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기존 결제 시장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약속 외에도 달러를 위협하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겠다는 두 가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2021년 3월 무창춘 소장은 거래를 익명으로 처리하는 동시에 불법 금융 활동은 예방할 수 있는 '통제가능한 익명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리보(李波)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4월 국제 행사에서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의 국내 사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국제화를 통해 미국 달러를 위협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대규모 디지털 위안화 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약속한 사안들을 이행하게 될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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