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 연구소를 이끄는 무장춘(穆長春) 연구소장은 디지털 위안화가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기존 모바일 결제 시장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2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무장춘 연구소장은 최근 연설에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월렛이고, 디지털 위안화는 월렛 속 화폐"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동일한 차원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디지털 위안화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기존 주요 결제 앱과 호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양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두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94%에 달했다.
이번 발언은 민간 결제 부문과의 경쟁에 대한 인민은행의 첫 공식 입장이다. 중국 최대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는 이번 발언이 실시간 트렌드 8위까지 올라와 해당 사안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짐작케했다.
앞서 현지 언론은 디지털 위안화가 특정 앱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민간 모바일 월렛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선전시의 한 제보자는 "파일럿 당시, 당국이 디지털 위안화 전용 앱을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며 "디지털 위안화를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옮겨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는 주 결제 앱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무장춘 소장은 이미 시장에서 가짜 전용 월렛이 확인됐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중국 당국은 현금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위안화 관련 위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은행은 위조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디지털 화폐 발행기관인 인민은행과 유통기관인 시중은행 간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정기관들을 연결하는 사업, 기술, 보안, 앱 표준을 수립하고, 고유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춘 전용 월렛을 공급할 방침이다.
중국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CBDC를 발행하기 위해 시범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이미 중국이 11억 위안(약 1,900억원) 이상의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