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선전 뤄후 지역에서 실시한 디지털 위안화 '홍바오(红包·붉은 봉투)' 파일럿 실험이 사용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은행은 추첨을 통해 선정된 선전 시민 47,573명에 1인당 200위안(약 3만4000원), 약 1,000만 위안(17억원)을 지급하고,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시내 매장에서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는 파일럿을 진행했다.
파일럿 종료 시점까지 6만 2,788건의 거래가 발생했으며, 총 거래 금액은 876.4만 위안(15억원) 상당으로 확인됐다. 사용자는 은행 계좌 없이 앱을 통해 온라인 지갑을 이용할 수 있었으며, 전용 기기를 설치한 3,389개 매장에서 스캔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디지털 위안이 현재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와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사용자는 "디지털 위안화가 이미 오래전에 나온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와 비슷하다"면서 "얼마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느냐에 따라 향후 사용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용자는 "기존 페이류의 결제 옵션보다도 불편하다면서 재사용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위안화의 강점을 피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위안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편의성 및 기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오 빈 PwC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보조금, 연금 계좌 또는 국가 부문 급여와 함께 묶어 도입을 촉진할 수 있지만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앱, 마케팅, 교육 등에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몬드 응 ANZ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인 물품 구입부터 복잡한 금융상품 투자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기존 결제 시스템에서 이용자를 유치해오려면 사용에 따른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