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앞둔 중국이 글로벌 금융 규제 기관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 전 관계자는 금융 시장 안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작업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저우 샤오촨 전 인민은행 총재는 "페이스북의 디엠(전 리브라)와 달리, 디지털 위안화는 미 달러, 유로화 등 글로벌 법정화폐를 대체할 의도가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디지털 위안화는 순전히 국경 간 무역과 투자를 혁신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우 샤오촨 전 총재는 지난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인민은행 총재를 지냈으며 현재 중국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가 실시간 결제와 환전 기능을 통해 상호 연결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경 간 결제에 알리페이, 위챗페이 같은 신용·전자 결제 서비스가 사용되고 있지만, 디지털 위안화는 실시간 처리 및 투명성 같은 추가 혜택을 더할 전망이다.
한편, 샤오촨 전 총재는 "리브라에 대한 규제 반발을 보면서 규제 당국이 디지털 화폐로 인한 금융 체계와 통화 주권 교란을 우려한다는 사실을 배웠다"며 "이에 중국은 더욱 신중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 우려에 대해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위안화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면서 "사용 의사가 있는 기관들이 무역과 투자에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총재는 "중국이 강대국 쇼비니즘(chauvinism·호전적 애국주의)라는 이미지를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 운영을 실행하는 단계에 와있다. 디지털 화폐 부문에서 우위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 국가들이 디지털 화폐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