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의 대체지로 하이난(海南)에 자유무역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첨단 기술 활용해 자유무역항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1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하이난을 중국의 금융·무역·투자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을 발표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방안은 시기별로 세 단계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1단계(2025년)는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통한 자유무역항 기초 체계 마련, 2단계(2035년)는 인력·자금·물류의 자유롭고 편리한 이동을 통한 자유무역항 운영 수준 개선, 3단계(2050년)는 세계적인 자유무역항 완성이다.
중국은 다국적 기업의 지역 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영관세 지역, 기업 소득세 15% 감면 등의 산업 친화적인 정책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현대 서비스업 및 첨단기술 산업의 집중 육성을 통한 경제 선진화를 도모하고 있다. 당국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첨단기술이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자유무역항 관리 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공식 발표를 통해 "지식재산권거래, 인증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 응용을 확대하고, 자유무역항 개발에 적합한 새 모델을 찾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기술 장점을 극대화해 공공·행정 부문 등을 재편·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은 미국을 넘어서는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중국몽(中國夢)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슝안신구 개발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콩보안법 제정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하이난을 홍콩의 대체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하이난은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홍콩과 480km 떨어져있다. 홍콩과 입지가 비슷하면서 면적은 홍콩의 30배에 달한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홍콩보안법은 중국이 홍콩 내에서 분리·전복을 꾀하는 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 지난달 28일 전인대 제13기 3차 전체회의 표결에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