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융의 혁신 흐름을 인식하는 가운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주목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최근 57쪽 분량의 논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CBDC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화폐 형태인 지폐 사용은 줄어들고, 혁신 기술을 동반한 민간 발행 화폐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CBDC가 더 탄력적인 결제 환경과 국경 간 결제 개선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CBDC 발행으로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성에 미칠 영향 등 여러 문제와 잠재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짚었다.
대규모 예치금이 은행에서 CBDC로 이동하면, 영란은행과 시중은행 모두 재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경제 전반에 지원되는 융자 규모, 통화정책 시행, 금융 안정 지원 방안 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란은행은 CBDC가 일반 대중에게 제공되는 화폐와 결제 인프라로 모두 혁신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은행은 만약 CBDC를 발행하게 된다면 기존 법정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고, 현금과 시중은행 예금을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시스템과 같이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CBDC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설계가 요구된다"며 "시간을 두고 정부와 함께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CBDC의 잠재 이점과 위험성, 실용성 등 관련 의견을 오는 6월 12일까지 받는다.
은행은 지난해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 스웨덴, 스위스 중앙은행과 공동 연구 그룹을 조직하고 CBDC 잠재 활용사례 연구에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