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렸다.
한국은행은 4일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결제국 전자금융부 내 '디지털화폐연구팀'을 발족했다.
지난해 27일 한국은행은 ‘202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CBDC 연구를 강화하고 결제 시스템의 안전성을 제공하기 위한 감시자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면서 연구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7명 규모로 경제, 경영, 법, IT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중 IT 전문가가 절반이며, 이들을 모아 디지털화폐연구팀 아래 별도의 '기술반'을 뒀다. 이론적인 연구뿐 아니라 디지털화폐 구현에 필요한 기반 기술까지 심도있게 다룰 계획이다.
홍경식 금융결제국 국장은 기술반 구성에 대해 "단순히 이론적 연구만 하려면 별도 전담조직을 꾸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 사례보면 암호학, 정보보호, 블록체인, 단말,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술 연구가 동반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방면에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번 연구팀 조직이 디지털화폐 발행을 전제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디지털화폐에 대한 연구에 착수한 만큼 우리나라도 적절히 대비하겠다는 목적이 크다고 전했다.
홍 국장은 "스웨덴 등 자국민의 결제 편의성을 위해 디지털화폐를 연구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며 "글로벌 디지털화폐 연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디지털화폐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왔을 때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디지털혁신운영반의 연구와 활동 결과를 이어 받지만, 조직 규모를 키우고 CBDC만 집중 연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술반을 통해 디지털화폐를 실제 구현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박사급 인력에 대한 충원 공고를 낸 바 있는 한국은행은 향후 연구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계속적으로 충원하고 디지털화폐연구팀 규모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향후 디지털화폐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홍 국장은 "어느 정도 기술 기반을 갖추고 난 다음 테스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당장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디지털화폐 발행은 정부, 국회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일로 발행 결정은 한국은행 소관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