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전략 2030'을 추진한다. 글로벌 금융 침체와 신기술 발전으로 인한 대규모 금융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집행간부회의에서 "중앙은행도 저성장 저물가 환경에서의 통화정책 운용,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혁신에 따른 경제의 구조적 변화 지원 등 새로운 도전과제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중앙은행으로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결국에는 국민의 신뢰도 잃게 될 것"이라며 변화를 주문했다.
이 총재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실행방안 중요하다"며 "조직과 인사 운용체계, 업무수행방식, 조직문화가 급변하는 환경과 국민적 기대에 부합하는지를 수시로 점검하고 재구축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시작으로 암호화폐가 각국 금융 환경과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연구가 각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중앙은행들은 특정 기업이 통화 정책을 주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앞서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BDC 분야에서 선두에 위치한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현재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어 터키, 스웨덴, 유로존 등이 CBDC 발행을 고려 중이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CBDC 발행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행은 CBDC에 대해 줄곧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각국 금융환경에 따라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지난달 열린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에서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사용이 일찍이 보편화됐고, 여러 간편결제 서비스가 발달해 있어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발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보고서를 통해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