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도지코인(DOGE) 및 XRP 현물 ETF 신청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검토를 시작했다.
14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SEC는 13일 제출된 두 건의 ETF 신청서를 공식 접수했다. 이는 암호화폐 기반 ETF가 전통 금융 시장에서 점점 더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그레이스케일의 DOGE 및 XRP ETF는 각각 해당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을 추적하며,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금융 시장을 통해 직접 DOGE와 XRP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EC의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ETF에 대한 태도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SEC가 이번 신청을 검토 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과거 SEC는 주요 알트코인 ETF 신청을 즉각 반려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폭스 비즈니스(Fox Business) 기자 엘리너 테렛(Eleanor Terrett)도 "이번 결정은 SEC가 암호화폐 ETF에 대해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솔라나(SOL) ETF 신청이 SEC의 비협조적 태도로 철회되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다만, XRP ETF 승인 여부는 SEC와 리플(Ripple) 간의 ongoing 법적 분쟁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23년 법원은 XRP가 2차 시장(secondary market)에서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만, SEC는 이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며 소송을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는 "SEC가 리플 소송을 마무리하는 방식이 XRP ETF 승인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최근 SEC가 바이낸스 관련 소송에서 60일간의 중단을 요청한 점을 고려하면 XRP 소송도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브라질 기반 자산운용사 해시덱스(Hashdex)는 SEC의 승인을 받아 14일부터 나스닥에서 새로운 암호화폐 지수 상장지수상품(ETP)을 출시한다.
세이파트에 따르면, 해당 ETP는 초기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만 포함하지만, 향후 규제 승인에 따라 카르다노(ADA), 아발란체(AVAX), 라이트코인(LTC), 체인링크(LINK), 솔라나(SOL) 등의 자산도 추가될 수 있다. 이는 해시덱스가 브라질에서 운영 중인 기존 ETF 상품과 유사한 구조다.
이번 움직임은 전통 금융 시장에서 암호화폐 투자상품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SEC의 태도 변화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