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은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CBNC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12일 중국 금융전문지가 주최한 경제 컨퍼러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가 통화는 다른 어떤 조직도 제공할 수 없는 국가 신용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국가 신용은 페이스북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리브라(Libra)' 프로젝트는 암호화폐가 글로벌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각국 통화당국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각국은 이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와 발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개발에 나선 중국을 포함해 터키, 튀니지 등 일부 국가는 CBDC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에 달러를 중심으로 세계 통화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정작 CBDC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미국 내 일부 의원을 비롯한 정책 관계자들은 연준에 CBDC 발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 하원 소속 프렌치 힐(French Hill) 의원과 빌 포스터(Bill Foster) 의원은 연준에 보낸 서한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 40여 개국이 디지털화폐를 개발했거나 시도 중"이라며 "디지털화폐의 광범위한 채택으로 미국 달러의 주도적인 지위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패트릭 하커(Patrick Harker) 미 필라델피아 연준은행 총재도 한 컨퍼런스에서 "디지털화폐 기술이 아직 성숙 단계에 있고, 달러화가 세계 기축 통화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첫 번째 국가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연준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일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