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Caracas)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암호화폐 하드웨어 스토리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 6일(현지시간) 국영 방송 VTV를 통해 공개됐다.
뉴스는 ‘베네수엘라에서 운영되는 암호화폐 기업’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도 올라와있다. 대통령이 소개한 암호화폐 월렛은 유명 월렛 제공업체인 ‘트레조(Trezor)'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함께 방송에 나온 사람들은 스스로 트레조 현지 지사인 '트레조베네수엘라(Trezorvenezuela)'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이며, 트레조 공식 사이트 주소도 게재돼있다.
이에 대해 트레조는 VTV에서 소개된 기업과 정식 연계 사실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 기업은 "베네수엘라에 공식 판매처가 없고, 해당 전시회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며 "해당 사안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트레조는 공식 성명을 통해 "트레조베네수엘라가 2018년 3분기 상호 협약을 맺은 공식 판매업체였다"면서도 "활동이 없어 올해 6월 허가업체 명단에서 삭제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트레조베네수엘라가 특정 지역에서 트레조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레조는 기업이 베네수엘라의 전·현직 정치인과 연결돼 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자선단체 '비트코인베네수엘라(Bitcoin Venezuela)' 소속 지인들에게 '트레조원(Trezor One)' 제품을 150개 제공한 것도 순전히 기부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한 국가의 수장을 통해 자사 제품이 간접적으로 홍보됐음에도 트레조가 이처럼 거리를 두는 이유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원유 기반 암호화폐 페트로(PTR)를 출시하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가 대형 은행인 방코데베네수엘라에 페트로 수령을 지시했으며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련 컨퍼런스를 실시했다고 알려졌다. 이달에는 23개 주를 대상으로 2개월 마다 각 주에 100만 페트로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