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보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베네수엘라 석유공사 PDVSA가 중앙은행을 거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대금 결제를 처리할 방안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사는 고객사·공급사 간 원활한 대금 처리를 위해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이더리움을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이에 정부는 외환보유고에 암호화폐를 반영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외환보유고는 79억 달러로 30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베네수엘라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고립돼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제재 국가 기업과의 협력을 꺼리고 있어 기존 금융 채널을 통한 자금 이동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으로 거래를 검증하고 기록하기 때문에 중개 기관 없이도 거래를 진행할 수 있으며, 기존 시스템보다 익명성이 높다.
하지만 암호화폐도 자금세탁, 테러금융지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기존 금융 기관이나 기업 지원이 쉽지 않다. 변동성 문제도 남아있다. 올해 암호화폐는 기관 진입과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한 기대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지난 4일 간 비트코인 가격은 20% 가량 크게 하락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를 출시하고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금융 기관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SWIFT 대안으로 러시아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