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경제학자 카를로스 에르난데스가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기고란을 통해 ‘국경 없는 화폐’ 비트코인이 경제가 무너진 독재 국가에서 ‘유행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모든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한다고 밝힌 기고가 카를로스 에르난데스는 베네수엘라 법정화폐인 볼리바르에 가치를 저장하는 것은 ‘금융적 자멸’이라고 주장했다.
볼리바르 하루 변동률은 약 3.5% 수준이다. 작년 연간 변동률은 170만%에 달했다. 화폐 통제 정책으로 미국 달러 같은 외화 사용도 어렵다.
기고가는 베네수엘라 암호화폐 이용자들이 법정화폐의 변동성을 헤징하기 위해 자산을 암호화폐로 보유하다가 물품을 구매하기 직전 볼리바르로 환전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는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이다. 여기서 비트코인을 볼리바르로 환전하는 데 약 10분이 소요된다.
블룸버그는 작년 4월 17일 베네수엘라 비트코인 시장 하루 거래량이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거래소 모니터링 사이트 코인댄스는 2월 10일 주간에 로컬비트코인 거래소에서 베네수엘라 이용자가 약 690만 달러를, 러시아 이용자가 약 1,380만 달러를 거래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통해 자국에 송금하기도 한다. 기존 은행을 통할 경우 높은 정부 환율이 적용되고, 절반 요율로 환전할 수 있는 암시장은 사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훨씬 저렴하고, 빠르고, 안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볼리바르 거래를 감독하고 있어 많은 금액을 환전할 수는 없다. 50달러 이상 거래를 진행한 계좌는 은행에 사유를 설명하기까지 자동 동결된다.
이달 11일에는 암호화폐 송금 규제도 시작했다. 정부는 월 암호화폐 송금 한도를 정하고, 약 15%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암호화폐 대안 채택 흐름에 내놓은 정부 대응책이다.
베네수엘라는 암호화폐 기능과 정부 통제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 의무 사용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란, 러시아 등 미국 제재를 받는 국가들도 국영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 중이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