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화폐를 국영 발행 암호화폐인 페트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실행했다. 지난 7월, 화폐개혁을 예고한 마두로 대통령의 계획에 추가적인 움직임을 보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CCN 보도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이 발표한 재정 정책에 따라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자국의 법정화폐 가치를 95% 절하시켰다. 이는 볼리비아 법정화폐가 현재 직면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것이다.
이는 기존 화폐에서 뒷자리 '0'을 5개 떼어내는 조치로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화폐개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렇게 가치절하된 새 통화는 'Sovereign Bolivar'라는 새 이름을 갖고 국영 발행 '오일 본위' 암호화폐인 페트로와 연동된다. 1페트로는 3,600볼리바르로 책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법정화폐와 암호화폐를 연동하는 것은 베네수엘라가 처음일 뿐만 아니라 그 연동되는 화폐가 발행부터 유통된 현재까지 많은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는 페트로라는 점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화폐개혁 뿐만 아니라 전면적인 경제개혁에 나섰다. 베네수엘라의 월 최저임금을 300만 볼리바르에서 1억8,000볼리바르(0.5페트로)로, 즉 60배 인상에 나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을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90일간 그 차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석유 부국이던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증명하듯, 베네수엘라 화폐의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사건들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CCN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이 정부의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볼리바르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했으며 심지어 많은 이들이 금융 위기를 피해 자국을 떠나기도 했다.
여러 전문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개혁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할 뿐, 되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화폐의 가치 절하는 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연간 108,000%의 물가 상승률을 만들 것이란 섬뜩한 메시지가 돌기도 했다.
경제학자 타마라 헤레라는 "이번 개혁에 투자를 유치하고, 안정 국면을 이끌 만한 요소가 없다. 더 강한 물가 상승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컨설팅회사 ODH 소속 경제학자인 아나벨라 아바디는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불안한 상황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은 과감하게 화폐개혁을 선택했으며, 전 세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의 결단과 선택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