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말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한 언론 브리핑에서 "연준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 금리를 변동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와 내년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IMF 총재는 "최근 몇 년간 연준이 전례 없이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펼쳤지만 고용 공급과 생산성 향상이 미국 경제 강세를 뒷받침했다"고 진단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다"면서 G20 경제국 중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 수준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강력한 성장세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 위험을 가리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요한 (경제) 상승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감안할 때, 연준은 적어도 2024년 말까지 정책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작년 7월부터 23년래 최고 수준인 5.25-5.50%의 범위에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IMF는 연준에 비해 미국 물가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고용 시장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수 '개인소비지출(PCE)'의 근원 물가가 올해 2.5%를 기록할 것이며 연준이 예상하는 2026년보다 앞선 2025년 중반에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할 것이라고 봤다.
IMF 총재는 이 같은 낙관적인 물가 전망은 고용 시장의 냉각과 소비자 수요 약화 조짐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연준이 물가가 2%로 내려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고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올해 미국의 연말 실업률 전망치를 연준이 제시한 4.0%보다 높은 4.2%로 보고 있다.
또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몇 년간 얻은 교훈은 우리가 불확실성이 더 커진 시기에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지난 1년간 보여준 신중함으로 이를 헤쳐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IMF는 미국 경제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가 부채의 증가, 무역 제한의 지속적인 확대, 작년 은행 부실 문제 해결에 대한 불충분한 진전은 모두 상당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기구는 2032년까지 정부 부채가 GDP의 140%를 넘어설 수 있다면서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되돌려야 할 절실한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IMF 총재는 "미국이 부채 수준을 낮춘다면 미래를 위한 더 강력한 길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강력한 시기에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견해는 이날 IMF가 발간한 '2024년 미국 연례협의 보고서'에도 상술돼 있다.
IMF는 협정문 4조에 따라 통상 연 1회 회원국을 방문해 경제 전반에 대한 협의를 실시하고 최종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하고 있다. 경제 상황과 정책, 위험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과 정책권고를 제시한다.
올해 미국 연례협의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견고하고 역동적이며 글로벌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활동과 고용이 계속해서 기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물가 둔화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적 비용(부정적 영향)이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다"고 평했다.
다만 "복잡한 글로벌 지정학적 환경이나 물가 둔화 지연에 따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하방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상당한 물가 진전이 있었지만 적어도 2024년 말까지는 금리 인하를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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