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가 10명 중 1명만이 올해 3월 미국의 첫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CNBC 설문조사 결과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시장 기대보다 더 늦게 이뤄질 것이며 인하폭도 더 적을 것이이라고 전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3월 금리인하 확률을 44.7%, 금리동결 확률을 54.4%로 보고 있다. 5월에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52%, 6월 두 번째 금리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51.8%로 높게 보고 있다.
한편, 경제학자, 투자전략가, 펀드 매니저 등 경제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9%만이 올해 3월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이들은 금리인하 확률이 5월에 50%, 6월에 70%로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나로프 이코노믹스의 조엘 나로프 대표는 설문에서 "심한 경제 둔화가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준이 조기 양적완화를 단행하여 개선된 물가를 악화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장은 올해 5~6번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한편, 설문 응답자들은 평균 3번 가량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차에 대해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장의 금리인하 선반영에 반박하겠지만 시장은 여전히 몇 번의 금리인하로 기울어져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은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연준이 과잉 긴축과 과소 긴축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가운데 설문조사 응답자 56%는 과잉 긴축(늦은 금리인하)이, 44%는 과소 긴축(조기 금리인하)이 더 위험하다고 답했다.
7조6000억 달러 규모의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위험에 대해서도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연준은 총 보유액을 6조6000억 달러로 1조 달러 더 낮추고 은행 준비금을 약 3조5000억 달러 수준에서 3조 달러로 줄일 예정이다.
설문 응답자들은 11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작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응답자 36%는 대차대조표를 너무 크게 유지하는 것을, 16%는 너무 작게 유지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봤다. 32%는 두 경우 모두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12%는 두 경우 모두 위험하다고 답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여전히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1년 전 설문 당시에 비해 개선된 전망을 내놨다. 작년 상반기 경제 전문가들은 실업률 상승으로, 경제 성장률이 1% 미만까지 둔화될 것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경제 성장률은 3%를 상회했고 실업률은 거의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올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연말 국내총생산(GDP)이 1.3%로 둔화되고 실업률이 0.6%p 상승한 4.3%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7%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로버트 프라이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 로버트 프라이는 "2022년 11월 이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고, 주요 경제 지표가 21개월 연속 하락하고, M2 통화 공급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상황"이라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경제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금리에 덜 민감해졌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는 "경제 전망을 낙관하지 않기 어렵다"면서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과열될 가능성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 하방 위협이 있긴 하지만 이 같은 요인이 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통화당국은 동부표준시 기준 31일 오후 2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1일 새벽 4시에 금리를 발표하고, 30분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시장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연준 성명 및 제롬 파월 의장 발언에 주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