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생상품 시장 감독당국이 '파생상품 청산기관(DCO)'에 고객 자금의 분리 보관을 요구하는 규칙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이날 공개 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파생상품 청산기관이 보유한 청산회원 자금의 보호(Protection of Clearing Member Funds Held by Derivatives Clearing Organizations)'라는 제목의 규칙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대중의견을 받기로 결정했다.
제안된 규칙은 CFTC 등록된 청산기관이 고객 자금과 자체 기관 자금을 분리 보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다.
청산기관이 고객 자금을 임의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지하여 고객 보호 수준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당국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대규모 자금 인출 같은 유동성 경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고객 자금이 보호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규칙 제안에 대해 서머 머싱어 위원, 크리스티 골드스미스 로메오 위원은 반대표를, 크리스틴 존슨 위원, 캐롤라인 팜 위원, 로스틴 베넘 위원장은 찬성표를 던졌다.
CFTC 위원장은 당국이 선물 거래소와 달리 파생상품 청산기관의 회원 자금에 대한 당국 보호 조치가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해당 규칙이 청산기관에 자체 자금과 고객 자금의 분리를 요구함으로써 청산기관이 파산할 경우에도 고객 자금이 적절히 처리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금이 청산기관이 아닌 '고객의 소유'라는 사실을 서면으로 인정하는 예탁기관에 보관되도록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2~3년 동안 시장 작동 방식과 사업 모델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진 시장 참여자들이 전통 금융 및 암호화폐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다"면서, 관련해 해결되지 않은 정책적 리스크와 법적 질문들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이 같은 규칙 제안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존슨 CFTC 위원은 이번 규칙 제안이 FTX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FTX의 파산 및 위험관리 실패 사례는 이번 규칙 제안에 찬성한 주된 이유 중 하나"라면서 "이는 고객 자금·회원 자산 혼합을 금지하는 규제가 없을 때 고객이 겪을 수 있는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대형 거래소였던 FTX는 작년 11월 순식간에 붕괴했다. FTX는 CFTC 미등록 상태였으며 계열사에 고객 자금을 무단 대출해주는 등 자금을 혼용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규칙 제안에 반대표를 던진 서머 머싱어 위원은 "기존 청산기관 요건과 이번에 제안된 규칙을 비교할 수 있도록 토론을 진행하고 비용편익도 분석하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