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이번주 12일, 13일(현지시간) 진행된다.
물가 안정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약 2년 간의 통화 정책이 실질적인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11번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2년 최고 수준인 5.25-5.50%까지 올려놨다. 이후 물가 개선세가 확인되면서 지난 9월과 11일 연이어 금리 동결을 결정, 물가 작업에 대한 중간 점검에 들어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가펜은 고객 보고서에서 "연준이 연속 3회 금리를 동결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연준 자체적으로도 인상 주기가 끝났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시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경기 냉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2024년 내러티브는 금리 인상보다 인하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FOMC의 금리 동결을 확신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98.2%로 보고 있다.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FOMC 성명서 문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분기마다 업데이트되는 경제성장·물가·실업률 전망치에 관심이 쏠린다. 연준이 시장 영향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와 정책 전환을 시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퀸시 크로스비 LPL 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주식 급등의 상당 부분이 금리 인하 예상과 비둘기파적 정책 선회에 기인한 것"이라면서 "시장 반응을 묵인하거나 조금이라도 동의할 경우 시장은 더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서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OMC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기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additional policy firming)' 표현을 없애고,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전념한다'는 표현만 남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번 회의 이후 금융 여건이 상당히 완화된 만큼 FOMC가 성명에서 '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설명하는 문구들을 삭제할 수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 편향 상태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했던 일부 표현들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물가, 실업률, 주택,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대한 FOMC 평가도 다소 수정될 수 것으로 예상된다.
매 분기마다 FOMC 위원들은 국내총생산(GDP), 상무부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EC) 기준 물가상승률, 실업률 등 주요 경제 변수에 대한 전망치를 내놓는다.
지난 9월 경제전망에서 위원회는 GDP 성장 둔화, 실업률 소폭 상승, 2026년 목표 수준으로의 점진적 물가상승률 회복을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전망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GDP 전망치는 약간의 상향 조정이, 실업률과 근원 PCE 물가 전망치는 약간의 하향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분기마다 나오는 점도표(dot plot)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확인될 수 있다. 점도표는 각 FOMC 위원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보여주는 도표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내년 5월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최소 1%p 이상 빠르게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좀 더 신중한 접근법을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첫 금리 인하 시기를 내년 3분기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잔 하치우스는 "연준이 (시장 기대만큼)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려면 많은 일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이뤄지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리즈 안 숀더스 찰스슈왑 최고투자전략가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다기보다는 현재 데이터에 근거할 때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시장의 금리 인하 예상이 맞을 수 있지만 지금부터 3월 사이에 큰 경제적 문제가 없는 한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