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한국지사장 백용기)가 ‘2023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 – 동아시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했던 동아시아는 지난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전 세계 가상자산 활동의 8.8%를 차지하며 2년 연속 거래 규모 순위가 하락해 5위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동아시아는 중국의 거대한 거래 활동과 채굴 부문에 힘입어 거래량 기준 가상자산 상위 시장 중 하나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중국의 엄격한 규제,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 테라루나 같은 사건의 영향으로 동아시아에서는 가상자산이 침체됐다고 체이널리시스는 분석했다.
한국 가상자산 거래량의 68.9%는 중앙화 거래소를 통해 이뤄졌으며, 디파이 거래량은 훨씬 적다. 이에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는 한국의 규제 프레임워크다. 한국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개인과 연결된 특정 유형의 은행 계좌를 보유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기관 플레이어가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실제로 한국은 거래 규모를 기준으로 아태지역에서 기관 중심의 거래가 가장 적은 시장으로 나타났다.
체이널리시스는 또 다른 이유로 테라루나 사건 이후 한국 내 팽배해진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지목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한국은 준비금 보유 요건 등 중앙화 거래소에 적용되는 몇 가지 새로운 규정을 통과시켰다. 새로운 규정은 한국에서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를 높였을 것으로 체이널리시스는 바라봤다.
한국은 중앙화 거래소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일본의 가상자산 플랫폼 사용은 중앙화 거래소와 다양한 유형의 디파이 프로토콜이 거의 고르게 분포된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은 독특한 가상자산 플랫폼 사용 패턴을 보이며, 대부분의 활동이 장외거래 또는 그레이 마켓 P2P 비즈니스를 통해 이뤄진다.
한편, 홍콩은 가상자산 친화적인 규제와 이니셔티브를 통해 동아시아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홍콩은 실거래량 기준으로 매우 활발한 가상자산 시장으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640억 달러(약 87조 원)의 가상자산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홍콩의 인구가 중국 본토의 0.5%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의 864억 달러(약 117조 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이 거래량의 상당 부분은 홍콩의 활발한 장외거래 시장에서 발생했다.
가상자산 세계에서 홍콩의 위상이 높아지고 최근 규제가 변경되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중국의 향후 입장에 대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라는 홍콩의 지위와 급성장하는 현지 가상자산 시장은 홍콩이 중국의 미래 가상자산 정책의 시험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