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은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이 중앙화된 오라클(외부 데이터 제공 솔루션)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디파이'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BIS는 보고서를 통해 "디파이가 오라클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현실 세계에서의 채택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오라클은 디파이 프로토콜에 실제 데이터를 제공하는 제3자 솔루션을 말한다.
BIS는 "오라클은 기본적으로 중앙 집중화돼 있다"면서 "이는 디파이 프로토콜이 완전히 탈중앙화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만약 이 같은 현실을 용인할 경우 디파이에 대한 신뢰가 상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라클의 신뢰 문제는 실제 자산에 디파이를 접목하는 데 치명적인 결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은 이 같은 신뢰 문제가 이론적인 추정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BIS 보고서는 "오라클 조작 해킹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있다"면서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8월 있었던 매그네이트 파이낸스 러그풀"이라고 설명했다.
디파이의 익명성 특징 때문에 오라클이 조작되는 경우 불법 행위자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디파이 거래의 비가역성(되돌림 불가) 역시 시스템 위험성을 증폭시킨다고 짚었다.
오라클 자체를 탈중앙화 하기 위해서는 검증, 평판 시스템, 여러 출처를 동반해야 하는데 이는 레이어 복잡성을 키우고 시스템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또한 오라클 탈중앙화 자체가 신뢰 및 거버넌스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어 "규제 및 감독 강화는 확실한 해결책이지만 현재 어떤 관련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암호화폐와 디파이를 뒷받침한는 탈중앙화 정신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오라클 문제에 대한 한 가지 해결책은 신뢰할 수 있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실제적인 '탈중앙화 금융'의 미래는 암울해 보인다"고 말했다.
디파이 프로토콜에 정보를 제공하는 체인링크 같은 기업을 언급하며 이 같은 시도도 중앙화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체인링크가 '탈중앙화된 오라클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지만, 해당 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은 고객과 연결되기 위해 스위프트 네트워크의 중앙화 메시징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